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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춘추] 충청도 기질과 개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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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17일(금) 12:11 [(주)온양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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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전홍섭 서울일신여중 교장 | ⓒ 온양신문 |
지인들과 만나는 자리에서였다. 한 분이 나에게 물어왔다. 충청도 사람은 말도 느리고 성격도 무덤덤한 것 같은데 왜 그렇게 개그맨이 많으냐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사람을 웃기는 데는 소질이 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면서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개그맨들의 이름을 대면서 그들의 고향이 다 충청도라는 것이다. 나는 그들의 출신지를 잘 모르지만 들어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였다.
하기야 인터넷에 떠도는 유머를 보더라도 “충청도 말이 제일 빨러유~” 하면서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우스갯소리가 많이 보인다. 한 네티즌은 표준어 “당신은 개고기를 먹습니까?”를 충청도말 두 글자로 줄이면 그 답은 ”개혀?“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싱겁고 썰렁한 분위기이다.
흔히 충청도 사람들의 기질을 말할 때 ‘청풍명월(淸風明月)’이라는 말로 상징한다.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이라는 뜻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시절과 인생을 논하고 해학과 풍자를 즐기는 것이 양반의 습성이라는 것이다. 지리적으로 산과 들이 적당히 조화를 이루고 천재지변도 많지 않은 곳이 충청도 땅이다. 이러한 자연적 현상이 사람들의 성격에도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충청도 출신의 개그맨들이 실제로 많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충청도 하면 원래는 충절의 고장이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분연히 목숨을 던진 우국지사가 제일 많이 태어난 곳이다. 이순신 장군을 비롯하여 근대에 와서 유관순 열사, 윤봉길 의사, 김좌진 장군 등이 다 아산에서 그리 멀지않은 지역 출신임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넓은 땅도 아니면서 지방색이 강한 나라이다. 사회적 인간관계에서 지연이나 학연을 따지는 경우가 많다. 연고의식이 강하고 인정이 많은 민족이라 그런 것 같다.
몇몇 정치인들이 지역주의를 부추켜 선거에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며 진정한 애향심과도 거리가 멀다. 개인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지역을 내세우거나 고향을 들먹인다면 그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묵묵히 자신의 고향을 위해 노력하고 기여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원래 충청도 기질의 참모습은 ‘은근과 끈기’, ‘외유내강’으로 대변되는 선비정신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충효정신이 남다른 민족인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나라를 사랑하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정신이 투철했다. 그래서 그런 인품을 지닌 사람들을 가문과 지역의 명예로 삼았다. 이런 면에서 충청인이 다른 지역의 사람들로부터 그런 칭송을 듣는 것은 예사롭지 않은 일이다.
우리의 전통적인 선비정신을 이 시대의 보편적 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지역의 어른들이 자부심을 갖고 수범을 보여야 한다. 또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가정과 사회에서 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러면서 유머 감각이 풍부한 사람이 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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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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